역사상식들의 모음

동양 최대의 좌불상이라......

노을진하늘 2000. 7. 18. 08:42
독자 여러분께서는 요즘 차 몰고 야외로 나가보셨는지? 휴가철이 시작되어서인가 고속도로마다 차들로 가득 찬 풍경들이 보기만 해도 짜증이 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서울에서 남쪽 끝으로 가도 10시간, 동쪽 끝으로 가도 10시간 우리나라가 정사각형의 모양이 아닌데 말입니다. 하기야 이것은 차가 밀릴 때 걸리는 시간이고 평소에는 사정이 낫죠. 그리고 혼자냐, 아니면 누구와 동행을 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분위기도 훨씬 달라지죠. 저는 평소에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하지만 같이 동행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좋더라구요.
각설하고,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천안을 지나게 되죠. 천안(天安), 말 그대로 하늘이 편히 쉬는 곳이라나. 오늘은 천안에 있는 동양 최대(툭하면 동양 최대)의 좌불상에 대해서 보따리를 풀어 볼까 합니다.
천안에는 유명한 산이 몇 있는데, 독립기념관 뒤에 버티고 있는 흑성산(정상엔 봉수대가 있음), 천안 호도과자의 바탕이 되는 호도 주산지인 광덕산, 그리고 좌불상이 있는 태조산을 들 수 있답니다. 이 태조산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태조 왕건이 궁예의 휘하에 있을 때 이곳에 하루를 머문 곳이라고 하여 후에 태조산으로 명명하였다는데...... 글쎄요.
하여간 이 태조산에 좌불상을 세우게된 이유는 70년대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뜻이었다네요. 이 좌불상은 앉아있는 높이가 15m, 귀의 길이도 1.75m(원래 부처님 귀는 크죠.), 손톱 길이는 30cm랍니다.
그리고 청동으로 만들어진 좌불상은 원래 연한 푸른색 녹이 생겨 표면을 덥고 있었는데 지금은 페인트인지 뭔지는 몰라도 연두색으로 표면에 칠을 해놓았답니다. 그래서 좌불상을 멀리서 보면, 마치 좌불상이 뒷 배경인 진록색의 산속에 묻혀 버린 모습이었답니다. 이런 이유로 좌불상을 처음 대하는 친구는 제가 가르쳐 주기 전까지는 좌불상을 볼 수 없었다는데, 하여간 남들 눈에 잘 띄지 않도록 보호색을 칠한건지.

예전에는 천안 톨게이트 앞에 있는 도로표지판에 태조산 좌불상이라고 되어있었는데, 지금은 각원사라는 표지로 바뀌었더군요. 그리고 좌불상 좌측으로는 각원사의 번듯한 건물들로 좌불상 아래 계곡을 점점 메워가고 있답니다.
아직은 각원사가 제 모습을 다 갖추지 못하였지만 이 일대가 국민 관광단지로 바뀌게 되면 아마도 이곳에도 입장료를 징수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게 되면 좌불상 아래에 있는 외국산 붉은 귀 거북(일명 청거북)들의 천국인 연못도 좀 깨끗해지려나.

천안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안성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각원사 입구가 나오고 각원사 입구를 지나쳐 안성방향으로 계속가면 망향의 동산을 만나게 된답니다. 이 망향의 동산은 1976년 해외에 이주해 살다가 조국에 묻히기를 원하는 해외동포를 위한 국립묘지로 개설되었는데, 묘역 안에는 묘 외에도 위령탑(망향휴게소에서 바라다 보이는 탑)과 KAL 희생자 위령탑, 재일동포 조림지 등이 있는데 매년 10월2일에는 망향의 날로 합동위령제가 거행된답니다.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의 망향휴게소는 이곳의 이름을 본 딴 것으로 예전에는 휴게소에서 망향의 동산으로 가는 길이 있었답니다.(천안 방향으로 휴게소 지나자 마자 고속도로위를 지나는 다리가 있죠)

여담으로 오늘은 "남북통일" 때문에 유명해진 사찰을 또하나 소개하죠. 용인에 가면 "와우정사"라고 있답니다. 이 절도 1974년(?)인가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호국사찰로 세워져 동양 최대라는 와불(석가모니가 열반에 들 때 옆으로 누워 계신 모습)을 모신 절로 유명하답니다. 그런데 이 절 입구에는 역시 동양 최대인 부처님의 두상(기단위에 머리만 있음)이 세워져 있는데, 사실 현대식 절이라 그런지 조경이 너무 잘되어 있어서 절이라는 느낌 보다는 어디 정원에 온 듯한 느낌이랍니다. 특히 4, 5월에 가면 철쭉, 연산홍, 진달래 등 철쭉과 꽃들이 장관을 이룬답니다.

다음에는 휴가철만 되면 동서, 남북으로 10시간씩 걸리는 우리나라의 중앙이 어딘지 표시해 놓은 중앙탑에 대해서 쓸까 합니다. 그런데 제 글은 문화재의 미적 가치라던가 의미에 대해서 쓰는 것이 아니니 이해하시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