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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식들의 모음

우리나라 표준시를 고쳐야한다는데.....

엊그제 신문(8. 12.)에 일부 국회의원들이 우리나라 시각의 기준을 동경 135도선에서 우리나라를 지나는 자오선을 기준으로 표준시를 바꾸는 법률 개정안을 제출한다는 기사가 보고, 국회의원들도 모처럼 할 일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가졌답니다.

현행 표준시에 관한 법률에는 "표준시는 동경 135도를 지나는 자오선을 표준자오선으로 한다."라고 규정되어있는데, 표준시란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그 지방만의 평균태양시를 말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나라가 그 나라 고유의 표준시를 채택하여 사용하고 있답니다.

원래 시간은 지구의 자전운동을 기준(태양의 일주운동)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이것을 태양시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각 지역의 태양시는 그 지역의 경도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지게 되는데, 태양이 그 지역의 자오선(子午線)을 지나는 시각(즉 남중하는 시각-일남중시각)은 사실 같은 나라안에서도 차이를 보이게 되죠.

우리나라 경우에도 독도에서 태양이 남중하는 시각이라도 서쪽인 백령도에서는 아직 남중이 이루어지지 못하죠. 따라서 이 두 지역의 지방 평균시는 서로 다르게 되는데, 한 나라에서 각기 다른 시각을 쓴다면 매우 불편하므로 보통 특정 지방의 평균시를 택하여 전국적으로 쓰게 되는데 이것을 표준시라고 한답니다.

물론 남북으로 길이가 긴 나라는 별 상관이 없으나, 동서로 길이가 긴 나라에서는 어는 한 곳의 평균 지방시를 표준시로 정할 경우 불편함이 생길 수 밖에 없겠죠. 그래서 여러 개의 표준시를 쓰는 경우도 있는데, 캐나다와 미국은 두 나라가 공통으로 서경 60도에서 120도 사이를 15도 간격으로 나누어 5개의 표준시를 정하여 사용하고 있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법률로 동경 135도를 표준시로 정하고 있으나 사실 동경 135도선은 일본 효고현에 있는 아카시(明石)라는 도시를 지나는 일본 표준시 자오선이라는 사실은 다들 아시죠.

원래 조선말에는 청나라의 연경(燕京:지금의 北京)과 같은 동경 120도선을 표준자오선으로 택하였으나, 일제 통감부시절인 1910년 4월 1일 일본과 시차를 없애기 위해 동경 135도선을 채택하면서 조선의 11시를 일본의 12시에 맞추어 정오로 하였답니다.

광복 후에는 한국만의 표준자오선을 설치하자는 의견에 따라 54년 3월 21일 대통령령으로 동경 127도 30분을 표준자오선으로 취하여 사용하여 오다가 불편한 점이 많다하여 61년 8월 10일부터 동경 135도선을 표준자오선으로 설정하였다고는 하는데, 일설에는 주일 미군와 주한 미군의 작전의 효율성을 기하기 위하여 표준시를 통일하였다고 하던데...... 자세한 것은 모르겠네요.

하여튼 이러한 연유로 작년 설인가 추석인가는 중국과 우리나라가 표준시가 단 1시간 차이인데도 음력일자가 1일 차이가 나서 중국은 우리보다 하루 늦게 명절이 된 적도 있답니다.
그리고 이러한 지방 표준시의 차이는 점을 치는 사람들, 특히 육임점(六壬占)을 치는 사람들에겐 엄청난 착오를 가져 올 수도 있답니다.(점에 대해선 나중에 시간나면 말씀 드리죠)

하여간 태양의 남중을 기준으로 하면 서울의 현재 시각은 서울을 지나는 자오선인 동경 127도선을 기준으로 법률상 표준시보다 32분이 늦어야 정상이랍니다.

더불어 윤초(閏秒)라고 들어보셨죠? 윤초란 표준시를 조정할 때 삽입 또는 삭제하는 1초를 말하는 것으로, 현재의 표준시는 협정세계시(UTC)를 근거로 하고 있는데,
협정세계시란 세슘원자 진동에서 정의된 초를 사용하고, 시각은 지구자전에 의거한 평균태양시를 사용하면서 세계시(UTI)로부터 항상 ±0.9초 이내로 되도록 국제시보국에서 관리하는 인공적 시계(人工的時系)라네요. UTC와 UTI의 차가 ±0.9초 한도가 넘어가게 되면 UTC를 꼭 1초 증감시켜서 UTI의 시각과 맞추게 된답니다.
그런데 이 조정의 시기는 필요에 따라 1월 1일 또는 7월 1일의 오전 8시 59분 59초에 하기로 약속되어 있어서, 늦어졌을 때는 UTC의 58초에서 59초째를 빼고 바로 00초로 넘어가고, 빠를 때는 59초 다음에 1초를 더하는 방법을 쓴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