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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식들의 모음

청풍명월은 청풍이란 곳에서 유래

얼마 전에 충청북도 제천에 있는 청풍 문화재 단지를 둘러 보았었답니다. 청풍 문화재 단지는 1978년부터 시작된 충주댐 건설로 인하여 제천시 청풍면을 중심으로 5개면의 61개 마을이 수몰되면서 그곳에 흩어져 있던 각종 문화재를 1982년부터 1985년에 걸쳐 충주호가 내려다 보이는 청풍면 물태리소재 망월산성 기슭에 조성한 것이랍니다.

이 망월산성은 둘레가 500정도인 작은 산성이지만 산 아래 남한강을 따라 물류수송을 하던 옛날에는 요충지 역할을 하던 곳으로 지금은 청풍호반과 그 아래 동양최대의 수경분수를 감상할 수 있는 절경이라네요.
하여튼 이곳에는 선사시대의 고인돌·선돌 등과 보물 제528호인 청풍한벽루, 청풍석조여래입상(보물 제546호), 금남루(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20호), 금병헌(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34호), 응청각(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90호), 팔영루(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35호) 등 관아 건물들과 청풍향교 그리고 선조들이 생활하던 민가도 몇 채 복원하였는데, 청풍석조·후산리고가(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85호)·수산지곡리고가(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89호)·도화리고가(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83호)·황석리고가(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84호) 등이 잘 복원되어 있더군요. 특히 '청풍한벽루'라는 편액은 추사 김정희(金正喜)가 쓴 것이랍니다.

하여간 이러한 문화재 단지를 조성하여 그나마 수몰될 뻔한 선조들의 유물과 문화유적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더라구요. 단지 옥의 티라면 팔영루 입구를 지킨다고 서있는 어색한 표정의 포졸 모습과 금병헌 대청에 앉아 있는 수령의 모습이 사족(巳足)이랄까?

이 청풍 문화재 단지가 있는 청풍은 예로부터 청풍현 또는 청풍군으로 불리우다가 조선조 현종의 왕비 명성왕후(明聖王后)가 청풍 김씨 출신이라 청풍 도호부로 승격되어 조선말까지 유지 되기도 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연유에서 청풍명월이란 명칭도 이곳 청풍에서 유래가 되었다고 하는데, 요즘은 충청도 땅 어디에서든지 청풍명월이란 말을 사용하더군요.

이곳 청풍 문화재 단지에서 제천시내 쪽으로 조금만 가다 보면 사극 "태조 왕건"에 나오는 예성강 벽란도를 꾸며 놓은 촬영장이 보이는데 이곳도 돈이 된다고 주차요금을 받고 있더군요. 하기야 요즘 지방자치단체들이 열악한 재정을 메꿔 보기 위해서 온갖 사업을 벌리고는있지만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사극 "태조 왕건"을 촬영하면서 이곳 제천만 아니라 문경 새재 아래에도 촬영세트를 설치하고 돈을 받고, 또 요즘은 안동댐 아래 건너편에 있는 민속촌에도 촬영장을 만드는 모양입니다. 물론 돈을 받겠죠.

하여간 제천에 있는 태조 왕건 촬영장 인근 도로변에 "금월봉"이라는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만물상을 이루어 놓은 봉우리가 있는데(나중에 사진을 올리기로 하죠.) 예전에는 흙으로 덮인 기암괴석(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또 주변에 공사중이라는 팻말을 걸고 있네요. 아마 휴게소와 편의시설 등을 설치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돈을 벌어야 하니까.

예전엔 제천 시내에서 비포장 도로를 덜컹거리며 달리는 시내버스를 타고 와 남한강 물에 멱을 감곤 하였었고 또 청풍을 가려면 시내버스를 배에 싣고 강을 건너야 했었는데......
이러한 예전의 정취는 온데 간데 없고 북한강변 처럼 많은 카페와 러브호텔들이 즐비하지는 않지만, ㅇㅇ리조트 등 위락시설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이 결국 우리의 옛것을 보기 위해서는 일정한 장소에 담이 쳐진 문화재 단지, 민속촌,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게 되는게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