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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식들의 모음

한강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살아나는 섬들......

오늘은 우리 서울을 가로질러 흐르는 한강에 대해서 글을 올려 볼까 합니다. 한강은 우리말의 <한가람>에서 비롯된 말로 '한'은 "크다·넓다 ·길다"는 의미이며, '가람'은 강의 고어로 크고 넓은 강이란 뜻인 것은 아실테고. 이 한강의 길이는 대략 500Km에 약간 못미친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 한강은 사국시대(가야 포함) 초기에는 반도의 허리부분을 띠처럼 둘렀다는 뜻에서 '대수(帶水)'라 고 하였으며, 고구려에서는 '아리수(阿利水)', 백제는 '욱리하 (郁里河)'라고 하였으며, 고려때에는 큰 물줄기가 맑고 밝게 뻗어 내리는 긴 강이란 뜻으로 '열수' 또는 모래가 많기에 '사평도(沙平渡)', '사리진(沙里津)'으로, 조선조때에는 서울에 있는 강이라고 '경강'이라고 하기도 했죠.
하지만 실제로 한강이란 이름을 갖게된 이유 백제가 지금의 중국땅에 있던 동진과 교역하면서 이름은 한자식으로 지으면서 '한수' 또는 '한강'이라 부르게 되었답니다.

이러한 한강에 얼마나 많은 섬들이 있었는지 아시는지요? 팔당댐 하류만해도 당정섬, 잠실섬, 노들섬, 선유도, 밤섬, 여의도, 난지도 등등이 있었거든요. 그러나 이러한 섬들이 60년대 여의도 개발을 시작으로 80년대 한강 종합개발로 인하여 없어지거나 축소되기도 하였는데, 가끔씩 강물이 빠지면 나타나는 섬이 있기에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강변북로을 따라 중랑천이 한강의 본류와 만나는 지점(동호대교 북단에서 중랑천하구지점)을 지나시는 기회가 있으면 강물 속에서 백로들 비롯한 긴 다리를 가진 새들이 강물 속에서 발목만 담근 채 서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어요.
원래는 중랑천의 물이 한강 본류와 합류하면서 유속이 느려져 토사가 쌓이면서 섬이 된건데, 섬 이름이 저화도(?) 였던가 그래요. 그러다가 한강종합개발을 하면서 강바닥의 토사를 파내어 일정한 깊이를 유지하도록 하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토사가 쌓여 새들이 앉아서 먹이 사냥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되었답니다.

사실 한강 종합개발이라는 것이 겉으로만 보기 좋은 강을 만드는데 급급해서인가 곳곳에 위락시설 위주로 개발이 되어지고 생태계의 법칙을 중시한 환경 친화적인 개발이 되지 못한 탓에 요즘은 곳곳에서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죠. 물이 흐르다 머물면 토사가 쌓여 섬이 되어지고 더불어 수생식물들이 자라나고, 또 섬을 돌아가는 물길로 여울이 생겨나 하천 스스로 정화를 하게 되는데 물살이 느려진다고 자꾸 토사를 파내면 밖에서 보는 물을 보기에는 좋지만 물속은 썩어 가겠죠.

하여간 이런 문제는 접어두고, 팔당댐 하류에 당정섬이라는 섬도 원래는 사람들이 살던 곳 이었지만 한강개발을 하면서 물속으로 사라졌다가, 몇 년전부터 다시 물밖으로 섬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답니다. 미사리 조정경기장 옆 강둑에 작은 섬들이 모습을 보이고 있죠. 놀라운 자연의 복원력이랄까.
이 당정섬은 원래 26만평정도 되는 커다란 섬으로 200여년을 땅콩농사를 지으며 주민들이 살아왔었는데 86년부터 9년동안 골재채취를 하면서 결국 물속에 잠기고 말았었는데 지금은 예전 처럼 크지는 않지만 군데군데 섬들이 만들어지고 있답니다. 사실 경기도에서 당정섬의 골재채취를 하면서 200억원정도의 수익을 올렸었다는데, 지금 또 토사가 쌓여 섬이 만들어지면 또 당국에선 돈 벌 궁리로 골재채취 허가를 내주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또 하나, 지금 서강대교가 지나는 밤섬이 있죠. 밤섬은 원래 섬의 모양이 밤톨 같이 생겨서 밤섬 이라고 하였는데, 지금은 완전히 이빨 자국난 밤톨 모습이죠. 이 섬은 일명 '율도'라고 하는데 허균의 홍길동전에 나오는 율도국이란 지명이 여기서 나왔다는 설도 있답니다.
이 밤섬은 조선초 한양성의 양기를 보하기 위한 풍수지리학적으로 세운 4곳의 잠실중에(전에 쓴 컬럼에 자세한 내용이 있어요.) 남잠실이 있었던 곳이라 뽕나무밭으로 유명한 곳이랍니다. 그리고 섬 주민들은 주로 섬 안에서 자급하며 생활을 하게되면서 섬 밖에서 볼 때는 상당히 문란한 곳으로 인식되기도 하였답니다.(하긴 뽕나무밭도 많았으니 - 임도 보고 뽕도 따고)
하여간 이 밤섬도 1968년인가 여의도를 메우기 위하여 폭파되고 일부만 남아 있다가 지금은 도심내 유일한 철새 도래지로 유명해졌으나 며칠전 신문기사에도 나왔듯이 서강대교를 지나는 차량들의 소음과 공해로 찾아오는 철새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네요.

마지막으로 현재의 잠실쪽은 예전에는 잠실섬이라고 불리웠는데, 원래는 물길이 지금의 석촌호수쪽으로 흐르던 것이 20C초에 홍수로 인하여 현재의 물길 쪽으로도 강물이 흐르면서 섬이 되었던 것을 후에 북쪽 물길을 본류로 하고 남쪽 물길은 메우면서 석촌호수만 남게 되었다네요. 지금도 석촌호수 동호(동쪽의 호수)에 가면 송파대로 옆에 송파나루라는 표지석이 있어 예전의 송파나루가 여기구나 하고 짐작은 할 수 있답니다.

가끔씩 올림픽대로나 강변북로를 달리면서 보게 되는 노들섬(중지도)의 모습을 보게되면 이것은 섬이 아니라 강물을 막기 위해 버티고 선 성벽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사방을 콘크리트로 축대를 쌓아 올린 모습은 섬이 아닌 구조물(결국 한강대교 교각 역할을 하고 있지만)이죠.